아이들의 잊혀진 권리 놀이


글ㆍ마 은 희(동서울대학교 아동보육과 겸임교수)


놀이 일러스트

  UN아동권리 선언문 31조에서는 놀이를 ‘권리’로 보고 “모든 아동은 휴식과 여가를 위한 권리가 있고 연령에 적합한 놀이 그리고 즐거운 활동을 참여할 권리가 있음”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UN아동권리위원회는 한국의 교육제도 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극심한 경쟁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아이들의 ‘놀 권리’를 증진해야 함을 한국 정부에 지속적으로 권고하였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에게는 충분히 쉬고 놀 권리가 있으며, 어른들은 아이들이 충분히 놀 수 있는 인적, 물리적 환경을 제공해야만 합니다.


Q.아이들에게 놀이란 무엇인가요?

아주 어린 영아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부모님들은 종종 이렇게 말하고 합니다. “같이 놀 친구가 없어요”, “하루 종일 아이하고만 놀아주기 힘들어요” 맞는 말입니다. 부모님들은 산후조리원 동기들과 문화센터와 키즈카페를 찾습 니다. 바쁜 시간을 내어 놀이공원을 함께 가는 이벤트를 계획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아이들의 놀이는 어린이 집과 유치원에서 선생님의 주도하에 또래와 노는 것으로 대체되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진짜 놀이일까요? 많은 학자들이 아이들에게 놀이는 존재 자체이자 삶이고 발달하고 성장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합니다. 가정에서 부모님과 형제와 친인척들과 동네 이웃들과 맺는 관계가 아이에게는 모두 놀이입니다. 그러므로 놀이는 아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입니다.


Q.아이들에게 놀이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너무 놀기만 하는 것은 염려스러워요.

어른들이 생각하는 놀이와 아이들의 놀이는 다르답니다. 어른들은 흔히 역동적으로 여가시간을 즐기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것을 놀이라고 이해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끊임없이 창조적인 생각을 하고 도전과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자신의 세계를 넓혀갑니다. 놀이가 가지는 가장 큰 유익은 미래사회의 역량이라 할 수 있는 문제해결력과 자기조절력, 사회정서기술의 향상입니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작은 사회를 경험합니다. 우리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볼까요? 동네 아이들이 함께 모여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금을 밟으면 죽는 거야!’ 아이들은 자율적으로 놀이 규칙을 만들며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법질서를 배웁니다. ‘친구가 데리고 나온 동생은 어떻게 하지?’, ‘너는 깍두기 해!’라고 말하며 아이들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배웁니다. 그리고 놀이를 개발하고 끊임없이 조정해 나가는 과정을 거칩니다. 전문가들은 일관되게 아이의 놀이가 신체, 인지, 언어, 사회, 정서 발달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합니다.


Q.개정누리과정과 표준보육과정이 놀이중심으로 바뀐다고 하는데 그러면 아이들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놀기만 하는 것인가요?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교육은 원래 유아중심, 놀이중심이었습니다. 놀이중심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놀이하며 배우는 유능한 유아’와 ‘유아의 놀이’에 초점을 두고, 교사와 부모의 이해가 달라져야 함을 강조합니다. 아이들의 놀이에는 재미와 기쁨, 몰입, 실험, 마주침, 해소, 심미성, 유머 등의 정서적 즐거움이 있습니다. 교사는 아이들의 놀이에서 배움의 내용, 방식 및 과정을 살펴보고 아이들의 놀이에 담긴 의미를 읽어 주어 아이들이 배움의 주체가 되도록 지원하게 됩니다. 자율성과 융통성 있는 태도로 아이들의 놀이성을 수용하고 관심과 흥미가 발현되도록 놀이상황을 제공하여 아이들이 교육의 중심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Q.너무 놀기만 해서 학습이 뒤처지면 어떻게 하지요?

아이가 빈둥거릴 때, 놀기만 좋아할 때, ‘쟤가 커서 무엇이 되려고 저러나!’, ‘우리아이만 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부모님들은 염려가 됩니다. 그러나 초등학교 이전에 풍부한 놀이경험을 가진 유아가 학령기의 학업성취 및 사회성과 창의성 등에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냄이 보고되었습니다. 또한 과도한 조기교육은 아이의 정신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청소년기의 우울, 품행의 문제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즉 아이의 놀이가 방해 되었을때 미치는 영향력은 장기적이고 지속적입니다. 반면에 최근 기사에 의하면 ‘잘 놀 줄 아는 사람이 일도 잘한다.’라며 잘 노는 사람을 채용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놀이의 중요성을 반영한 대표적인 예입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이 달라졌습니다. 미래사회는 학업으로 이루어지는 성과가 아닌 창의적이고 사회정서· 인성이 뛰어난 인재를 요구합니다. 이것은 아이들의 놀이를 통해 가능합니다. 아이들의 ‘잊혀진 권리’ 놀이를 돌려주세요.